방콕 자유여행을 통해 얻은 한달살기 힌트



3박 5일 동안 아내와 함께 방콕으로 자유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동안의 여행이 패스트푸드를 먹어가며 철도노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헝그리 여행이었다면, 이번에는 가능한 ‘철도’를 배제하고 흔히 호캉스라는 사치를 저에게 처음으로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생일을 앞둔 아내에게도 자연스럽게 생일선물이 되었습니다.

한편, 방콕을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한달살기를 하기 전에  괜찮은 도시인지를 검색이 아닌 체험으로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번 여행은 팸투어로 봐도 무방하겠군요.

아니 근데 태국으로 가는 기내에서 이게 웬일이랍니까?

생일이 가장 가까운 탑승객 3명에게 선물을 증정하겠다는군요.ㅎㅎ 이틀 앞둔 우리가 당연히 받을 줄 알았는데 많지 않은 인원에 당일 생일이 두 명이나 있네요. 그렇다면 우리에게 다음차례가 오지 않을까 했지만 승무원이 가위바위보로 방식을 바꾸는 바람에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게 어디있냐구요ㅠㅠ  덕분에 지루할 수 있는 야간비행이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렇게 어느덧 늦은 밤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태국 공항철도

▲ 태국 마카산역(Makasan Station)에서 람캉행역(Ramkhamhaeng Station)간을 운행중인 공항철도열차

공항에서 호텔까지 기차를 타야 하니 일부러 ‘철도’ 이야기를 피해 갈 수는 없겠죠?

수완나품공항에서 방콕 중심부로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가는 방법은 공항철도(Airport Rail Link, ARL)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수완나품공항역은 출국장을 나와서 공항 내부에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5분 내에 갈 수 있습니다.

저희들은 한국인들이 많이 투숙하는 아속역에서 멀지 않은 마카산역 근처로 호텔을 예약했습니다. 공항에서 마카산역까지 공항철도 소요시간은 약 25분, 운임은 35밧(약 1,300원)입니다. 티켓은 대구도시철도 방식과 같은 토큰형입니다. 참고로 공항에서 그랩택시로 시내 중심부까지 이동한다면 약 600밧 이상(톨비포함 2만원 이상) 나옵니다.

가장 저렴하게 가는 방법은 공항에서 방콕 중심부까지 운행하는 광역철도 SRT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노선은 공항철도와 같습니다. 공항철도는 고가철도로 운행하고, 바로 아래노선에서 SRT광역철도가 운행합니다. 운임은 15밧(약 600원)으로 상당히 저렴한 반면 1시간 이상 소요되고 배차시간도 상당히 깁니다.

 

태국 공항철도노선의 마카산역

▲ 태국 공항철도노선의 마카산역

밤늦게 도착하기 때문에 가능한 공항철도 노선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호텔로 예약을 했습니다. 철도 마니아인 만큼 레일 뷰로 룸을 배정해 달라고 사전에 요청을 드렸는데 아쉽게도 도심 뷰로 해주더군요.

그래도 인피니티 수영장에서 공항철도와 광역철도를 훤히 조망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조식은 1인 450밧(약 17,000원)로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저는 용과와 파파야만 있으면 별점 4개는 기본으로 주니까요.

 

방콕의 광역철도 SRT

▲ Makkasn Station(SRT)에서 Makkasn Station(공항철도)으로 운행중인 광역철도 SRT

2일차 아침.

마침 Makkasan Station(SRT역) 근처에 차량정비창이 있어서 산책 겸 혼자서 가봤습니다. 하지만 정문에서 허락을 해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주변 도시철도역을 둘러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호캉스가 아닌 레캉스(Rail+Vacation)로 서서히 변질되고 있네요^^

에이 어쩔 수 없네요….

 

방콕 도시철도 MRT 펫차부리역

▲ 방콕 도시철도 MRT 펫차부리역

방콕 도시철도의 전형적인 날개형 게이트.  토큰형 티켓의 경우 들어갈 때는 터치하고 나갈 때는 회수하기 때문에 입구용과 출구용으로 고정해서 설치되어 있습니다.

역사 내부는 도시철도 역사답지 않게 그 규모가 상당합니다. 무엇보다 역사나 열차 내부의 청결상태도 잘 관리되고 있더군요.

 

AVANI Riverside Hotel & Resort

▲ AVANI Riverside Hotel & Resort

2박과 3박은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지냈습니다. 아마도 방콕에서 가장 근사한 뷰를 볼 수 있는 인피니티 수영장과 바(Bar)가 있는 5성급이라지만 숙박비는 15만 원 선으로 가성비가 괜찮은 편입니다. 저희들은 성수기에다 주말까지 겹쳐 25만 원에 예약했지만 말이죠. 그리고 이 호텔만(?)의 특징이라면 모든 객실이 강 쪽으로 배치되어 있기에 굳이 리버뷰로 배정해 달라고 요청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다른 특징이라면 호텔에서 직접 운영하는 무료 셔틀보트가 30분마다 운행을 하는데요. 이거 아주 대박입니다.

 

방콕 짜오프라야강에서 운행하는 보트들

▲ 방콕 짜오프라야강을 운행하는 보트들

호텔에서 짜오프라야 강을 바라보며 물멍을 때리고 있다 보면 정말 수많은 선박들이 지나다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선박들의 대부분은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관광 보트(Tourist Boat)와 강 양쪽을 오가는 보트(Cross River Ferry, 르아 캄팍)들입니다. 그리고 ‘쏨’ 이라 불리는 소형 배가 현대 들어 대형 바지선으로 변신해 끊임없이 화물을 실어 나르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관광객을 위한 선박들은 대부분 짜오프라야  여객선(Chao Phraya Tourist Boat)이라는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보트들과 도시철도 그리고 그랩택시를 잘 활용하는 것이 방콕에서 여행을 하든 한달살기를 하든 좀 더 재밌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로컬맛집 '팟타이 끄라통 텅'의 팟타이

▲ 로컬맛집 ‘팟타이 끄라통 텅’의 팟타이

그도 그럴 것이 뷰 좀 괜찮다는 호텔들과 태국 왕궁, 왓 포, 왓 아룬 등 필수 관광코스 대부분이 짜오프라야 강을 끼고 있고, 입과 눈을 즐겁게 해줄 로컬 맛집과 전통시장들 역시 도시철도역에서 도보로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글이 제법 길죠?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부터는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여행이 한달살기를 가늠해 보기 위한 목적도 있으므로 모든 일정과 총비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저에게도 이번 정리는 꼭 필요하고, 지인도 자유여행 일정 좀 공유해 보자고 해서 이 글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이하 내용은 여행 전후에 에버노트 앱으로 계획하고 정리해 놓은 것을 약간의 편집을 거쳐 올린 것입니다.
자유여행이나 한달살기를 하실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들 이렇게 하시잖아요?^^

 

BTS, 사판탁신역

▲ BTS, 사판탁신역

짜오프라야 강을 운행하는 관광 보트와 상호 환승(환승할인 안됨)이 가능한 BTS나 MRT 역은 Saphan Taksin, Charoen Nakhon, Sanam Chai, Bang Pho 이렇게 4개의 역이 있습니다. 그 중에 선착장과 가장 가깝게 있는 환승역은 바로 사판탁신역입니다. 사판탁신역은 위 사진과 같이 물 위에 지어진 수상 역사로 Sathorn 여객선 터미널과 바로 연결됩니다.

 

사판탁신역으로 진입하는 BTS

▲ 사판탁신역으로 진입하는 BTS

같은 BTS나 MRT라면 환승이 가능하지만 BTS와 MRT는 상호 환승이 안되기 때문에 티켓을 각각 구입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승차권을 구입할 때 노선도를 터치해야 하는데, 이 때 환승 여부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준비물
준비물 비고
캐리어/백팩   편리성?(24″캐리어)/기동성?(백팩)
여권/신분증   유효기간 6개월이상
항공권/보험   e티켓출력 불필요/항공사 제휴보험
숙소예약   호텔/에어비앤비
환전   10만원/1일(트레블카드로 일부 대체)
로밍/유심칩   2G/1일
핸드폰/카메라   충전기/셀카봉/밧데리
속옷/겉옷   O벌/체류기간
바람막이   초경량/냉방/기온저하
멀티콘센트   태국은 필요없음
양말   O족/체류일수
교통편 예약   KTX/공항 직통열차
면도기   충전기포함
공기베개   항공기내/공항에서
등산모  
위생용품   치약/칫솔/썬크림/비누/면봉/샴푸용품
상비약   소화제, 해열제, 밴드, 상처치료제
정수용물병   양치후에는 생수/정숫물로 헹굴것
선글래스   사진찍는데 지장있음
그랩   결제수단 신용카드 등록
볼펜   대부분 입국신고서작성 안함

 

왓 아룬(Wat Arun)

▲ 왓 아룬(Wat Arun)

개인적으로 방콕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왓 아룬. 야간에 맞은편에서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요. ‘인간은 정말 대단한 존재다’  라는 생각이 든 대단한 건축물이었습니다.

형형색색의 타일을 붙인 건축물이다 보니 클로즈업해서 사진을 찍으면 배경이 정말 멋지더군요. 그러고 보니 이번 여행에서도 저의 인증샷은 단 한 장도 찍지 않았네요.

 

상세일정이지만 화장실 간 것까지 넣지는 않았습니다. 비용은 다른 표에서 카테고리별로 정리했으니 참고하세요.

상세일정
일정 내용
1일차   집(택시+KTX) ~ 서울역
  서울역(직통열차) ~ 인천공항(T1)
  인천공항(OO항공 OO편) ~ 수완나품공항
  수완나품공항 ~ 머큐어 마카산 호텔
2일차   머큐어 호텔(그랩) ~ 아바니 호텔
  아바니 호텔(12시전에 체크인해줌)
  점심식사(호텔 1층 쇼핑몰상가)
  아바니 호텔(무료보트)~사판탁신역
  사판 탁신역(도보) ~ 왓포
  왓포(그랩)~끄렁떠이 시장
  끄렁떠이 시장_시장구경, 과일구입
  끄렁떠이 시장(그랩)~시암센터
  시암센터(그랩) ~ 아바니 호텔
3일차   아바니 호텔(무료보트) ~ 사판탁신역
  사판탁신역(BTS) ~ 짜뚜짝 시장(머칫역)
  어떠꺼 과일시장(두리안외 과일구입)
  타이맛사지(YIN YANG Massage)
  저녁식사(호텔 쇼핑몰 2층)
4일차   아바니 호텔 체크아웃(12시)
  아바니 호텔(무료보트) ~ 사판탁신역
  사판탁신역(관광보트) ~ 왓아룬
  왓아룬(유료 보트) ~ 사판탁신역
  팟타이 끄라통 텅(팟타이 맛집)
  Make Me Mango(망고빙수 맛집)
  아바니 호텔(짐 찾기)
  아바니 호텔(그랩) ~ 수완나품공항
  수완나품공항(OO항공 OO편) ~ 인천공항
5일차   인천공항(직통열차) ~ 서울역
  서울역(KTX+택시) ~ 집

 

YIN YANG 타이 맛사지샵

▲ YIN YANG 타이 사지샵

방콕에서 여러 마사지 샵을 가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마사지샵이 2시간에 700밧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곳은 시암역이나 아속역 주변같이 핵심부는 아니지만 충분히 도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타이마사지 가격이 2시간에 500밧 이었습니다. 저렴한 가격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기대를 안 해서인지 기대 이상으로 만족한 가성비 있는 맛사지였습니다.

 

카테고리별로 구분한 상세 비용입니다.

상세비용
분류 내용 및 비용
교통비   집 ~ 서울역(택시+KTX) : 68,400원(2명, 왕복)
  서울역~인천공항(직통열차) : 38,000원(9,500원x2명, 왕복)
  인천(LCC) ~ 수완나품 : 744,000원(186,000원x2명, 왕복)
  공항 ~ 머큐어 호텔 : 70밧(35밧x2명)
  사판탁신역(BTS) ~ 씨롬역(MRT환승) ~ 사남차이역 : 88밧(44밧x2인)
  사판탁신역(BTS) ~ 시암역(BTS환승) ~ 머칫역 : 94밧(47밧x2명) 
  머칫역(BTS) ~ 시암역(환승) ~ 사판탁신역 : 94밧(47밧x2명)
  머큐어 호텔(그랩) ~ 아바니 호텔 : 269밧
  스타벅스(그랩) ~ 사남차이역 : 272밧
  끄렁떠이시장(그랩) ~ 시암센터 : 205밧 
  시암센터(그랩) ~ 아바니호텔 : 259밧 * 취소수수료 30밧별도(결제 안하면 다음호출 못함), 카드내역상으론 두 번째 호출 할 때 차액만 추가로 결제
  아바니 호텔(그랩) ~ 수완나품공항 : 621밧(546밧+톨비75밧) * 톨비도 앱결제
  사판탁신역(보트) ~ 왓아룬 : 120밧(30밧x2명)
  왓아룬(보트) ~ 사남차이역 : 32밧(16밧x2명)
  사판탁신역(보트) ~ 아바니 호텔 : 무료(5회이용)
소계 931,112원(1밧=38원 적용)
숙박비   머큐어 마카산 호텔 : 85,766원(1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 : 501,894원(2박)
소계 587,660원
먹거리   롯데리아(출국장) : 17,100원(햄버거x2명)
  기내 판매식 : 14,000원(주먹밥, 라면세트, 7,000원x2명) * 기내식 안줌
  머큐어 호텔 조식 : 600밧(450밧x2명)
  아바니호텔 1층 : 480밧(모닝글로리 120밧, 라임소다 50밧, 누들샐러드 150밧, 소고기반숙계란 160밧)
  팟타이 끄라통 텅 : 446밧(똠양꿍세트 209밧, 팟타이 119밧, 음료2잔)
  시즐러샐러드바(시암센터점) : 598밧(2명, 창맥주 2병포함)
  어떠꺼 과일시장내 푸드코트 점심 : 200밧
  수완나품 출국장 망고밥 : 360밧(2개포장)
  서울역 : 23,000원(육개장, 순두부)
  어떠꺼 시장내 카페 : 170밧(85밧x아아 2잔)
  망고빙수(Make Me Mango) : 285밧
  아바니 호텔 2층 카페 : 145밧(75밧x아아 1잔, 핫아 1잔)
  스타벅스(타 마하라점) : 375밧(150밧x아아 2잔, 머핀 75밧)
  로즈애플(끄렁떠이 시장) : 20밧(1kg) 
  사과(끄렁떠이 시장) : 80밧(20밧x4개)
  두리안(어떠꺼 시장) : 450밧, 4덩어리(대2, 소2)
  망고(어떠꺼 시장) : 170밧(3개)
  용과(어떠꺼 시장) : 120밧(60밧x2개)
  망고스틴(어떠꺼 시장) : 70밧(1kg), 비추천, 손만 지저분해짐
소계 227,722원(1밧=38원 적용)
기타   여행자보험 : 59,730원(29,865원x2인) * 항공권 구입시 일괄결제
  YIN YANG 타이 맛사지 : 1,000밧(500밧x2인), 팁 4달러(2달러x2인)
  발마사지(짝뚜짝 주말시장내) : 500밧(250밧x2인) * 팁 2달러(1달러x2인)
  트레블월렛카드 ATM기 출금수수료 : 440밧(220밧x2회) * 건당 220밧
  유심칩 : 13,000원(50기가/10일x2개) * 할인 5,000원
  왓포(입장료) : 600밧(300밧x2인) *현금만 가능
  왓아룬(입장료) : 400밧(200밧x2인) *현금만 가능
  아바니 호텔 : 디파짓 2,000밧(실제환불은 8일소요)
소계 184,450원(1밧=38원 적용)
총합계 총 여행비용 1,930,944원(1밧=38원 적용)

 

망고 디저트카페 'Make Me Mango '

▲ 망고 디저트카페 ‘Make Me Mango’

귀국을 했는데도 생각나는 망고빙수입니다. 왓 아룬(Wat Arun) 맞은편에 위치한 Make Me Mango, 메뉴판 이미지만 봐도 상당한 퀄러티를 예상할 수 있는데 실물이 더 좋은 사례입니다. 스푼을 들고서 한참동안 빙수를 감상(?)했다니까요. 285밧(약 10,850원)로 이정도 퀄러티와 맛이라니…보기만 해도 행복은 큰것에 있지 않음을 잠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이 글 하나 쓰는데 5일이나 걸렸네요. 책 한권을 탈고한 듯한 느낌과 체력소진입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 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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