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초량이바구길 168계단 모노레일
안녕하세요~레일웨이노마드의 늘근루키입니다.
특수철도가 몰려있는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한달전 일이네요…
일반철도만 해도 자료를 제법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특수철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이유는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부산을 첫 번째로 선택한 것도 그런 부실함에서 오는 다급함이라고 할 수 있겠는네요.
부산에 가면 한나절만 돌아다녀도 몇 군데의 특수철도를 다 둘러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역에 내리면 바로 맞은편에 초량동 이바구길 168계단 모노레일부터 해서, 그곳에서 도보로 약 15분 거리에 영주동오름길 모노레일, 그리고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좌천동에는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있습니다.
영도에 가면 규모가 제법 큰 식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노레일이 있습니다. 이곳은 사철(사유철도, 私有鐵道)도 봐야겠죠?
오늘은 먼저 초량동 이바구길 168계단 모노레일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 168계단의 초입입니다.
168계단이라면 그정도가 뭐 대단하겠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하지만 실제 방문하신 분들이라면 실감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파트의 1개층을 넉넉잡아 20개의 계단만 쳐도 8층이상의 높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일반 건물의 계단은 보통 중간의 평탄한 부분(계단참)이 있지만 이곳은 그 조차도 없이 끝까지 계단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사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더 위험합니다. 모노레일 옆에 두고서 게가 굳이 저 계단을 올라갔다는거 아닙니까. 손수건 한장이 온전히 젖을 만큼 힘들기도 하거니와 내려올 땐 난간을 잡지 않고서는 엄두도 낼 수 없을 만큼 위험하더군요.
▲ 모노레일로 보는 경사가 가늠이 되죠? 오른쪽은 비상용 계단입니다.
▲ 168계단의 왼쪽엔 우물이, 오른쪽엔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올라가는 입구입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 젊은이(상대적으로^^)이를 보고선 공공근로로 모노레일의 관리를 맡고 계시는 어르신 한분이 말을 걸어 오시네요.
저 우물에서 물을 길어서 저 계단을 오르내리셨다고 말이죠. 그러시면서 우물의 덮개를 손수 열어보여 주시면서 아직도 물이 마르지 않고 나오고 있다고요.
정말 신기하더군요. 이렇게 높은 지대에서 우물물이 나온다는 것이요.
딱 저의 어머니 같으신 분과 젊었을 때의 고생을 이제는 추억으로 소환하시는데….어려웠던 시절 사는 곳은 다 달랐어도 우리의 모든 어머니들의 고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 코스로 이동하기 위해 발길을 서둘렀는데.. 음료수라도 사다드릴걸 후회가 들었네요.
어르신 다음에 부산에 내려오면 꼭 시원한 음료수 들고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강렬한 빨간색의 모노레일카가 급경사를 이기며 뒤뚱거리며 올라옵니다.
운행속도는 거의 빨리 걷는 속도 정도입니다. 워낙 급경사이기도 하고, 경유하는 정거장의 거리가 워낙 짧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모노레일카 뒤로 부산역이 보이네요.(큰 빌딩 옆)
▲ 초량이바구길 모노레일로 가는 길에는 추억을 돋구는 가게들이 군데군데 있습니다.
쫀득이와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들고 먹으면서 올라 간다면 덜 힘들지 않을까요?
저는 근처에 있는 영주동오름길 모노레일로 이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